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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Camino] 에스테야 (5th day) 에스테야를 가는 날은 구름이 다 걷히고 뽀송뽀송한 날이었다. 여정 내내 이런 날씨만 있다면 얼굴을 타겠지만 너무 기분 좋을 것 같은 날씨였다. 윈도우 XP 바탕화면같은 파란 하늘과 낮은 구릉지의 포도밭은 진정 까미노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라 하겠다. 이 이미지는 죽을 때 까지 잊지 못할 장면들의 연속이다. 도착지인 에스테야에서는 출발지인 생쟁 다음으로 우체국이 있는 곳이다. 우린 욕심가득히 가방에 매고 다녔기에 늦게나마라도 짐을-욕심을 산티아고로 전송하였다. 필요한 물건만 챙겨 가방 두개로 줄였지만 무게는 각각 9kg 6kg정도였다. 이는 한달간의 여정에 있어 충분히 어깨와 등에 압박과 고통을 줄 만한 무게다. 그러한 순례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큰 도시 우체국에서는 소포 한박스를 목적지인 산티아고.. 더보기
[Camino] 푸엔테 라 레이나 (4th day) 오늘 일정부터 왜인지 까미노의 진정한 길을 걷는 느낌이 난다. 흙밭과 양옆으로 펼쳐진 넝쿨들과 꽃 그리고 스페인의 하늘까지.. 녹색, 파랑색, 노란색이 만연해 있는 이길 위에는 가끔씩 양귀비꽃의 매혹적인 적색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우리는 둘다 이쁜 꽃을 보며 서로의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고, 미래의 어느 날 서로의 가족을 데리고 이 길을 다시 걷길 바랬다. 이 좋은 것을 공유 하고 싶은 마음에^^ 오르막길을 올라 산등성이를 따라 걸으며 거대한 풍력발전기계가 반겨주었고, 산등성이의 높은 부분에는 피난을 가는 듯한 스페니쉬들의 조각도 까미노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 조각의 두번째 자리는 순례자인 우리도 동행할 수 있도록 센스있게 빈 자리를 남겨주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영국에서 온 두 노인분들을 만나 이 순.. 더보기
[Camino] 팜플로냐 (3rd day) 하루마다 기본적으로 22~25km는 항상 걷는 일정을 잠정적으로 계획했는데 오늘만은 달랐다. 15키로정도 걸었을까.. 차선의 도로가 넓어지고 조금 큰 도시에 들어온 (상대적으로ㅋ) 느낌을 받아 여기서 그냥 쉬다가 가자고 노선변경ㅋㅋㅋㅋ 여행이 뭐 계획대로 되면 재미 있나?ㅋㅋㅋㅋ 우리가 머물게 된 도시는 `팜플로냐` 까미노에서 볼 수 있는 나름 큰 도시 중 첫 도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덜 걷는 일정대신 도시를 즐기기로 했다. 큰 도시라 순례자를 위한 용품 샵도 있고 음식점도, 대형마트도 있다. 까미노에서 즐기는 스페인 북부도시 여행이랄까?ㅋ 코너속의 코너 느낌^^ 우리는 순례자 용품샵에서 까미노를 상징하는 조개와 노란화살표를 담은 여행모자와 덮고 잘 이불 및 기념품을 샀다. 그리고 마트를 가서 요리해.. 더보기
[Camino] 길 위에서 웃다. (2nd day) 론세스바예스의 나름 잘 지어진 건물에서 푹 자고 어제 밤에 빨래한 옷들이 잘 말랐나 확인하고 드라이기로 더 말리고 다시 가방에 넣고 숙소를 나왔다. 왜인지 오늘은 날씨가 좋아질 것 같은 심히 주관적인 기분을 강제로 가지고 걷기 시작했다. ㅋㅋ 여정 초반에 보이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790km'란 표지판이 벌써 800km대를 뚫었다는 헛된 자신감을 순례자들에게 심어주는 듯 하다. 어제보다는 적은 습기 찬 산공기의 냄새와 주변에 보이는 산꽃의 향기는 걷는 내내 우리에게 기분좋음을 선물해 주었다. 중간중간 보이는 일상적인 것들도 여정속에서는 Something special해진다. 오후가 되자 햇살이 우릴 녹여주고도 남을 만큼의 광량을 쏟아붓는다. 바르셀로나에서 기억하는 스페인의 햇살이 문득 떠오르면서 기.. 더보기
[Camino] 피레네를 넘다 (1st day) 여정의 첫 날이 밝았다 바지런히 일어나 찬 프랑스 남부공기를 맡으며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으니 실감이 난다. 촉촉히 젖어있는 아침습기가 온 몸과 피부에 닿아 나름 상큼하다. (이 습기가 우리를 괴롭히는 비가 될줄은 몰랐지만^^;) 아침 일찍 7시쯤 출발했다. 벌써 하나 둘씩 배낭에 조개를 단 까미노 원정대원들이 보인다. 다들 각개로 움직이지만 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그들을 보기만 해도 인사를 나누며 기분 좋은 감정을 나누는게 참 좋다. 첫 날의 피레네 여정은 산길이고 중간중간 길 옆을 벗어나 잔디밭길로 걸어야 하는 약간의 복잡함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지도보단 앞으로 계속 보고 익숙해질 노란 화살표와 흰색-빨간색 두줄이 순간순간 우리를 안도하게 한다. 중간에 혼자 걷는 한국여성도 보이고, 스페.. 더보기
[Camino] 순례길 도착 첫 날 아침 일찍 윤봉이와 더블린에서 바욘가는 비행기 타고타고 바욘에서 생쟁가는 기차 예약해서 타고 5시 무렵 드디어생쟁 피엣 데 포트 도착. 촉촉히 바닥이 젖은 습한 날씨가 우릴 반겨줬다. 더블린 날씨에 비하면 이 습도는 메마른 사막 수준이지요^^ 도착한 생쟁에는 마르지 않는 샘물마냥 등산복과 등산화를 갖춰 신은 많은 순례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딱봐도 순례자와 주민들을 구분할 수 있는 건복장 그리고 자기 덩치만한 가방..(가방과 짐에 관한 고찰은 다음에 또 하지요..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침 일찍 더블린에서 출발해서 최대한 빨리 왔지만 이미 타 지역에서 온유럽인들이 순례자 여권을 받고 방을 잡아서 인지나와 윤봉이가 묵을 숙소는 싼게 없고 인당 50유로의 방밖에 없다는 순례자 가이드할머님의 말씀ㅜㅠㅠ운좋.. 더보기
[Camino] 순례자 길을 택하다 더블린의 생활을 마무리할 시점이 다가오면서 귀국 전 마지막 유럽여행에 대한 플랜을 가동해야 했다. 뉴욕에 사는 제주미남 현지인을 만나러 갈까?동유럽? 북유럽?? 수많은 고민중에 선택하게 된 건 순례자의 길이었다. 이유는.......돈ㅋ워낙 먹는데 많은 돈을 지출하던 생활패턴에 나는 허덕이고 있었던 것이다.ㅋㅋ 집 보증금(Deposit)을 받아 그걸로 할만한 여행은 순례길이 제격(인당 300~450유로 per a month)그리고 많은 친구들의 추천과 아이리쉬들의 강추에 분위기에도 떠밀린 듯 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인생의 여행 중에 'TOP 3'안에 들 정도라고 말하고 싶다.좋은 동행인과 좋은 자연과 좋은 사람들 . 그 기억의 세세한 조각도 잊지 않으려 얼른 까미노의 퍼즐을 맞춰야 한다. 다시금 여.. 더보기
[Camino] Prologue 순례자의 길에 대한 기억은 죽기전 눈을 감을때 생각날 만한 최고의 장면과 기억의 일련이다. 서른이 넘어 기억력의 감퇴되는 공포를 느끼고 적는 버릇이 생겼다.잊기 전에 남겨놓고 싶은 기억 중 까미노는 문득 먼저 떠오른다. 에버노트에 저장하며 매일 썼던 일기를 토대로 블로그에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려고 한다. 더보기
[Journey Boy Special] 순례의 길 사는 동안 Minimum의 고민과 걱정Maximum의 행복과 웃음 잊지 못할 곳이기에 꼭 다시한번 가야만 하는인생의 순례길 With Kayle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