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정부터 왜인지 까미노의 진정한 길을 걷는 느낌이 난다.
흙밭과 양옆으로 펼쳐진 넝쿨들과 꽃 그리고 스페인의 하늘까지..
녹색, 파랑색, 노란색이 만연해 있는 이길 위에는 가끔씩 양귀비꽃의 매혹적인 적색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우리는 둘다 이쁜 꽃을 보며 서로의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고, 미래의 어느 날 서로의 가족을 데리고 이 길을 다시 걷길 바랬다.
이 좋은 것을 공유 하고 싶은 마음에^^
오르막길을 올라 산등성이를 따라 걸으며 거대한 풍력발전기계가 반겨주었고,
산등성이의 높은 부분에는 피난을 가는 듯한 스페니쉬들의 조각도 까미노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 조각의 두번째 자리는 순례자인 우리도 동행할 수 있도록 센스있게 빈 자리를 남겨주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영국에서 온 두 노인분들을 만나
이 순례길에 대한 감탄을 공유하였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산의 높은 곳에서 보니 앞으로 펼쳐질 길이 손짓한다. 설레임이 솓는 우린 기분 좋은 걸음으로 단번에 25km를 주파했다.
푸엔테 라 레이나는 강을 끼고 있고 그 강을 가르는 다리가 있는 작은 도시였다.
알베르게에서 짐을 풀고 빨래를 하고 나서 우린 짐을 줄이자는 명목(?)하에 마지막 전투식량인 신라면을 텄다 ㅋㅋㅋ
자극적인 MSG 냄새라 다른 순례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 곳 알베르게의 매니저분은 한국말도 아시고 한국에 대한 것도 많이 알고 계셨다.
지구 반대편의 먼나라에서 고국의 향을 조금이나마 느끼니 감회가 남달랐다.
앞으로 큰 친구가 될 산미구엘과 함께 우린 면을 흡입했고, 배부름과 행복감으로 다음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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